작년 7월쯤 생각났던 트롤리

그당시에는 이것저것 장점이 많은 합판으로 만들려고 했다보다 파일이름도 합판 트롤리네

개수를 세어보니 처음 기획 8개 중에 5개는 구현되었음

아무래도 건축 재료 종류가 많기도 하고 이것저것 잡동사니도 많아서 .. 확장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스테인리스 철판의 규격은 이케아의 Skadis라는 페그보드의 규격이다.

트롤리의 큰 규격, 박스 형태 정도 모델링해 놓고 내가 진짜 학교에서 어떤 것들을 많이 썼는지, 호구조사에 들어갔다

책상 사진들 엄청 봤음

애플 사진앱에 그냥 ‘책상’ 검색하면 나온다

인덱싱을 언제 다하는거지 참 대단한 기술..

이케아 페그보드 시스템을 차용하긴 했는데, 어떤 액세서리를 쓸 수 있을까 싶어 직접 구경간날

미케나 알렉스 등 여러가지 서랍 모듈 후보가 있었는데, 요거 노르들리라는 녀석이 사이즈도 적당하고

무엇보다도 무소음 댐퍼가 참 맘에 들었다

블루베리케이크 먹으면서 사이즈가 맞는지 검토.. 맨몸에 줄자만 가져가는 바람에 영수증 뒷면 + 이케아 연필로 슥슥

그날 사온 Skadis 모듈들. 무난무난하게 쓸 수 있을 것들만 조금 사와봤다.

여기는 포천에 있는 금강 레이저

우연히 네이버에서 보고 톡톡으로 이런쪽에 관심이 있어서 구경가도 되냐 했더니 올때마다 맛있는것도 주시고 친절하게 대해 주신다

나랑 동갑인 외국인 근로자 친구가 있길래 같이 얘기하면서 구경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왔다고 한다 본인 사는 한국 집 얘기도 한거 같은데.. 사실 반은 못알아 들어서 오 ~~.. 하고 말았다

얘기하던 찰나에 끝난 레이저 커팅. 2T재고가 없어서 1.5T HL(헤어라인) 스테인리스로 했다. 커팅은 질소커팅

이번에는 절곡까지 막 강의를 해주셔서 집중해서 들었다.. 금강레이저 최고

기본적으로 절곡은 금속이 늘어나는 것이고, 철판의 두께, 재질 등에 따라 맞게 조정해야하는 상수 값이 있다. 그 표가 참 정확하다 절곡기 주변에 있다

그래서 발주를 맡길때는 굳이 펼치지 말고, 완성본에 대한 모델링 내지는 도면을 보내드리면 계산해서 잘 해주신다.

집 가져오자마자 어제 사온 모듈 껴보기

이케아 페그보드는 5T인데다가 약간 소프트한 합판 재질이라 모든 모듈이 잘 맞진 않았다.

내가 만들지 뭐~ 오히려 좋아

매번 하던거

큼직큼직하게 해봤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목공

저 캐비넷 앞판 만큼은 집성이 안된 통짜로 하고 싶어서 약간 비싸지만 너비가 넓은 목재로 골랐다

저기보이는 저 구멍.. 원래 설계엔 없는데 드릴로 구멍을 뚫다가 실수로 한곳을 뻥 뚫어버렸다

‘디자인 같고 좋아~’라는 생각으로 다 뚫었는데 생각이 좀 짧았다. 맘에 안들고 한 십년은 후회할거 같아서 돈 더내고 그냥 다시 만들었즘..

크림 브륄레의 ‘브륄레’는 태우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내 지갑브륄레

평생볼 도미노 다봤다

그 와중에 도착한 이케아 바가네스 손잡이

모델링 해본게 실물로 하나하나 구현될때마다 참 신난다

저기 보이는 저 녀석은 바로 자석바이다 목공방에서 보니까 툴 같은거 붙이기가 너무 좋아 보여서 이번에 트롤리 설계할때 같이 넣었다.

저 파란색 스티커..만 잘 가려줬다.

종종 저렇게 작은 파츠는 따로 모델링해서 뽑아준다

목공방 가는날 = 목공에 몰두 = 면도안해버려

외국 목공 영상보니까 판재 집성할때도 도미노를 활용하길래 따라해봤다.

이렇게 하면 집성할 때 위치를 여러번 수정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다 붙고나면 대패 안치고 샌딩만 해줘도 본드 자국이 없어진다.

목공방에서 이케아 가구 조립을 해보다니

1차로 서랍 완성해서 느낌을 봤는데

저저 구멍 뚫려 버린게 잘때도 막 아른거리길래

다시 만들었다.. 너비가 넓은 목재는 귀한데 넘 아깝다

바닥이 될 부분에 바퀴 붙여주기

저 캐스터는 산지 4개월만에 제 구실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옆판도 화이트 오크로 교체 !!

판재 사이즈 맞추는건 크게 어렵지가 않은데, 기존 이케아 가구와 같은 위치에 철물을 위한 구멍을 뚫는게 신경을 좀 써줘야된다.

서랍 + 외부 프레임 조립

집진기는 목재를 얼마나 언제 썼는지가 그대로 보인다

이날은 하루종일 집진기 비닐 2개 비운날 엄청 많이 했다는..

1.5T 두께에 맞게 모델링 해준다.

인터넷에 STL 파일 돌아다니길래 라이노로 조금 다듬어서 내꺼에 맞게 만들어줌

이건 이제 A3 롤러 만드는 과정

인쇄 -> 수정 -> 인쇄 -> 수정을 3번정도 반복했다

뒷판에 손잡이 달기

테이블 쏘에 쌓여있던 먼지들 빨려가는 영상

1차 가조립 꺅

바퀴가 좀 맘에 안들어서 다시 샀다.

동진이형이 건축관 책상이 되게 낮다고 해서 큰거랑 쪼꼬미 두 종류 샀다 쪼꼬미는.. 너무 작아서 쓰기도 미안하더라

그와중에 완성된 A3 롤러. 요런 느낌?

명패 같은 것이 들어갈자리를 끌 등등을 써서 뚫어준다

자석바에 깔끔한 테이프 붙여서 장착

2차 가조립

나사같은건 진짜 몇번씩 뺐다 꼈다 하다보니 마모될까 겁남

마지막 부품인.. 스테인리스판 커몬 레츠고

당연한 얘기지만 절곡하면 수직일 수가 없다. 약간 샌딩해서 곡률 맞춰주기

구멍 뚫기

드디어 집성 하는날.

본드가 금방 굳기 때문에 수직 수평, 뭐 맞추고 하다보면 진짜 정신도 없고 어떻게 조립했나 싶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사용한 지그들 모음. 3D 프린터 지그가 정확하고 만들기가 용이하다.

여기 까지 읽는 사람이 있을까

조립 후 모서리 등을 샌딩해준다

이런 아름다운 공차 ..

오일칠 하기 전에 수관 사이사이 껴있는 나무가루 털기

이번엔 화이트 오크의 밝은 색을 간직하고 싶어서 화이트 오일을 사용했다.

목재 피니쉬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른 두개의 오일은 본래의 색을 너무 잃는거 같아서 화이트 오일 확정

약간 뭐랄까 .. 우루오스 ..? 같은 느낌 ….??? 그 왜 피부에 양보해야 할거 같은걸 목재에 바르는 기분이다

오일 느낌과는 다르게 굉장히 빨리 굳고 어디 발랐는지 잘 보이지도 않아서 까다로운 .. ^ ^ 그런 오일이더라

오일칠하고 집가서 점심먹고 촬영에 사용할 소품들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목공방 쌤이 다음엔 써보라 하셨던 배경지.

두꺼운 흰색 종이였는데, 매트한 재질이 조명 반사를 안해서 사진 퀄리티가 너무 좋았다

나도 같이 좀 찍었다 ㅎ

한동안 목공을 하기 어려울거란 생각에 급 애틋해짐

그동안 목공방에서 만들었던 것들

이것저것 만들고 남은 목재들

애쉬, 월넛, 탄화애쉬, 비치, 그리고 화이트 오크 잘 정리하고 왔다.

서랍이 2개 밖에 없다보니 정리할만한 위계가 부족해서 프린팅으로 정리 모듈을 인쇄해서 쓰는중이다.

트롤리에 대한 정보를 영양 표시처럼 만들어봤다. 들어간 시간, 재료, 무게 등을 표시해 두었다. 두개를 뽑아서 하나는 트롤리 밑에, 하나는 안에 넣어두었다.

목공을 시작한지 1년정도 되었다.

소품을 넘어서 가구 스케일의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 목공방에 수업 문의를 하고, 첫수업에 자기 소개를 하던 그 장면이 생각난다.

성인이 되고 난 후 알바에서 번 여유 자금 대부분을 투자했지만 .. ^^ 덕분에 ‘나무’라는 재료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만들기’에 대한 나의 열정에 대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목공하러 가는날은 항상 설레고 기운이 남아 있는 상태로 가설때면 더 하고 싶어서 너무나 아쉬웠다. 나무로 된 가구를 볼때 마다 더듬거리는 이상한 병이 생겼다. 나무는 신고를 할줄 몰라서 참 다행이다.

그 자리, 그 시간에 있었던 목공방과 공방장님께 참 감사하다. 이곳에서 배운 것들이 어딘가에 또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며.. 또 언젠가 목공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